2025년 4월 4일 오전 헌법재판관 8명 중 8인의 찬성으로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었다. 12.3 계엄령으로부터 약 5개월동안 이어진 국민적인 갈등이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오늘의 정치학도가 생각하는 한국 민주주의의 맹점에 대하여 분석해보려고 한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대한민국의 두 거대정당은 ‘쓰레기다’.
분단의 대한민국
바야흐로 현재 대한민국은 분단의 시대이다. 여기서 분단은 북한과의 분단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전적으로 남한 내부의 이분법적인 갈등을 의미한다. 대한민국 사회는 현재 반으로 갈라져 피터지게 싸우고 있다. 싸우는 세력은 크게 좌파와 우파의 대결로 규정해볼 수 있다.
물론 갈등의 축이 이렇게 단순하지는 않을 것이다. 보수진영 내에서도 대통령을 수호하고자 태극기를 들고 길거리로 나갔던 강성보수가 있는가 하면, 윤대통령의 탄핵에는 찬성했지만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이 되는 것은 싫어하는 중도보수층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너무나 갈등의 양상이 이분법적으로 명확하기에 크게 좌파냐 우파냐의 대결구도로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고 규정할 수 있겠다.
국민을 분열시키는 두 거대 정당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이 국민적 갈등의 심각성은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두 거대 정당이 이러한 갈등을 앞장서서 부추기고 있다는 데 있다. 두 거대 정당은 국회를 박차고 길거리로 뛰쳐나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찬성과 반대 입장 중 각 당론에 맞는 집회로 가 상대방을 비난하는 데 앞장섰다. 마치 본인들의 입장을 고수하는 것만이 구국이며, 상대편은 죽어 없어져야 한다는 듯이 광장에서 원론적인 메시지를 던져냈다.
정당의 제1의 목표는 누가 뭐라 해도 ‘정권의 획득’이다. 정당의 존재 이유가 정권의 획득이라는 이유로, 한 나라의 두 거대 정당이 50%나 되는 라이벌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적으로 만들고 매도하는 행위가 옳은 일일까?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두 정당은 모두 대한민국의 존망보다는 본인들의 권력을 획득하는 게 중요해 보인다. 국민 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든 말든 총선에서 승리하는 것, 대선에서 승리하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다. 공당으로서 자격이 없다. 문제는 이런 썩은 정치인들이 대한민국 헌법에 의해 적법하게 선출되었기 때문에 이들의 썩어빠진 정치 또한 ‘적법’하다는 것이다.
두 기득권 정당
더욱 예민한 얘기이다. 현재 보수정당이라고 하는 국민의힘이 기득권이라는 점에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흔히들 진보정당으로 알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또한 기득권이라면 어떨까? 단연코 더불어민주당은 진보정당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과 마찬가지로 보수정당이다.
같은 보수정당이 국회를 반으로 갈라 경쟁한다면, 어찌 반대를 위한 반대만 생기지 않을 수 있을까? 어찌 우리편이 아니면 상대방은 죽여야 한다는 아생필사적인 대결적 구도가 나오지 않을 수 있을까?
두 개의 거대 보수정당이 1987년 이후 지속적으로 정권을 번갈아 차지하며 한국의 민주주의는 발전하지 못했다. 민주주의는 다수결에 의한 통치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세대, 지역, 성별, 환경 등 다양한 가치들에 대한 목소리가 자유롭게 표출되고, 이러한 목소리들이 정당의 활동을 통한 법안으로 발의되어 다양한 목소리가 제도권 안으로 들어올 수 있는 사회가 진정으로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임을 말해준다.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불행히도 두 거대 정당의 대결적 구도만이 반복되었을 뿐, 전혀 발전하지 못했고, 오히려 퇴보했다. 이들 정당에게는 진정 대한민국 공동체를 위하는 마음이 없다. 대결의 구도에서 상대 정당과 이를 지지하는 국민들은 꺾어 넘어야 할 적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